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모두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가 몇달 전에 도서관에서 읽을 책을 고르다 새로 가져다 놓은 책이라고 해서 일론 머스크의 전기를 집어온 뒤로 약간의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책을 평소에 안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일론 머스크를 얼마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면 그 사람의 전기를 읽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좋아서 읽었다기 보단 일론 머스크와 관련된 사업들이 뭐랄까 세상의 첨단을 걷는 사업들이고 그것들이 어떻게 해서 일궈졌는지 대충이나마 그런 책을 통해서 엿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나름 이 세상 사람으로서 알고 있으면 좋은 내용들이 있겠구나 해서 찾아봤을 뿐이다.

잠시 곁가지로 넘어오면 책을 읽으려고 하면 어떤 장기적인 계획이 있어서 어떤 코스를 마스터해가듯 읽게 된다기 보단 그 때 그 때 흥미에 맞춰서 혹은 사람들이 많이 읽는 다는 책 중심으로 골라서 읽게 되는 경향이 있다. 어느 정도 교육을 받게 된 이후에는 아무 책이나 읽는다고 전부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많이 팔리는 책이라고 해서 흥미 위주의 내용이 들어있는 것만도 아니라 적당히 읽다가 재미없으면 관두고 또 새로운 책을 집어들고 하는 것도 나름 독서하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전혀 생뚱맞을 것 같은 제목의 책도 나에게 가져다주는 좋은 점이 많을 수 있으니까. 닥치는 대로 이거 저거 읽다보면 도움이 제법 되기도 하고 그냥 시간 떼우기의 유희가 될 수도 있다. 읽는 동안엔 재미와 감동 그 자체였는데 좀 지나면 내용을 온전히 다 잊게 되기도 하고.

대중 매체에서 접하는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은 뭐랄까 조금 재미난다고 해야할까. 더러는 ㄸㄹㅇ라고 싫어하기도 하고 오너리스크가 심하다 어쩌다 안좋은 얘길 퍼붓는데, 나야 별로 관심있는 존재가 아니다 보니 무슨 얘길하고 다녀서 저런 소릴 듣는지 관심이 없다. 다만 내가 보는 것은 이 정도의 위치가 되었다면, 특히나 한국에서, 대중과의 소통이라는 게 전혀 없이 살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거다.

잘은 몰라도 최첨단 사업을 여러 개 거느리고 있는 입장이면 정말 중요 보고 사안에 대해서 요약된 메일을 꽤나 많이 받고 읽고 확인하는 것만 하더라도 하루가 모자랄 것 같은데, 여기 저기 참석하라는 데 다 참석하고 떠들라는 곳에 가서 다 떠들고 하려고 보면 회사 돌아가는 것은 아무리 빠삭하게 안다고 해도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수박 겉핥기가 될 수 밖에 없는 게 사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를테면 테슬라 웹사이트에 일론 머스크가 새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곧 릴리즈할 거라고 약속했다 라든가 X를 통해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게 된다, 심지어는 테슬라 자동차의 오토 와이퍼 기능이 향상될거다 라는 발표를 했다는 걸 보면, 그 높으신 사장님이 대중들한테 이런 시시콜콜한 ‘아랫 것’들의 실무 얘기도 해줘야 되는 건가 하게 되는 거다. 한국에서 오래 살던 내 입장에선 상상하기도 힘든데, 이를테면 유명한 S전자의 핸드폰에 새로운 기능이 탑재되었다고 Lㅈㅇ 회장님이 나와서 이야기 하는 상황? 아마도 한국에서 이렇게 친절하게 뭔가를 알려준다고 한다면 실무자급 팀장? 팀장님이 뭐랄까 지체가 높으시다고 생각하면 실무 개발자보다 살짝 높은 매니저급이 나와서 이야기할 것 같은데 말이다. 감히 사장님 혹은 회장님이 본인의 이름을 걸고 언제까지 소프트웨어를 릴리즈하겠다라는 약속까지 한다? 이건 상상도 할 수 없지 않나?

이런 사업 말고 뉴럴링크라든가 스페이스X같은 사업에서도 그 바쁜 시간을 쪼개서 잘 해야 현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가끔씩 사업장 방문이나 겨우 겨우 하실 수 있는 레벨의 분이 현재의 상황이 어떻고 미래가 어떻게 될 거다 라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하고 그걸 대중들이 더러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더러는 사기꾼이 또 입을 놀린다는 식으로 반응하기도 하고 하는 걸 보면 또 신기할 노릇이다. 어찌보면 그런 사업을 대표하는 사람이니까 (여러 가지 면에서) 그런 걸 대중/주주들에게 확실하게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면에서는 분명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대기업 총수들이 자신들이 경영하는 사업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브리핑을 한다거나 전망이 어찌할 거라든가 말하는 것을 나는 본적이 없다. 어쩌다 대통령때문에 끌려나와서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고 있거나 감옥에 들락거리는 뉴스에서나 마주할 뿐이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양이 많지 않아서 그런가? 경영권을 쥐고 있음에도 주주들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지체가 높아서 그럴 이유가 없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