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리는 참 좋은 차다...

Toyota Camry를 햇수로만 12년째 몰고 있다. 내게 새로운 차가 생긴 관계로 곧 누군가에게 양도될 예정이지만. 그동안 별 탈없이 내 인생과 같이 해준 것을 생각하면 살아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참 고맙게 생각한다.

12년 10만 마일을 넘게 뛰었는데 내가 혹은 타인이 잘못해서 사고를 내거나 당한 것 말고는 잔고장 한번 없었고 최소한의 유지비로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차에 문제가 생겨서 서비스센터에 들락거리는 일만 해도 꽤나 번거로운 일이고 경우에 따라서 시간과 에너지의 소모가 엄청나기도 하다. 1년에 한번만 일어나도 제법 귀찮은데 여러 번 일어났다면 더 말할 필요가 없고 그게 12년간 거의 매일 매일 운행하는 동안 한번도 문제가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내 생활을 편하게 해주었다는 것이니까 고맙기 그지 얺는 것이다.

1년에 잘해야 서너번의 세차, 또 한번 정도의 오일 교환, 한 두 번의 타이어 로테이션, 엔진/캐빈 필터 교체 정도가 내 관리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다 디스크 패드 교환도 했고. 어떤 해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해도 있다. 타이어는 내가 운용하는 동안 딱 한 번 교체했다. 다음 교체 시기가 다가오지만 아직도 타이어 상태가 꽤 좋다.

1년 운행한 차를 운좋게 중고로 구입했는데 그 이후로 연료비 외엔 거의 비용이 들지 않은 것까지 생각하면 정말 신통방통하고 기특하기 그지 없는 차다. 비록 나온지 10년이 지난 차라 요즘 차에 비해서 제법 소음도 있고 운전자 도움 기능들이 거의 없긴 하지만. 그간의 세월을 묵묵히 함께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그 사이 내 주위에 나타났다 사라진 사람들보다 훨씬 낫다는 말 밖엔.

지금 나름 전기차로 바꾸고 보니 이것 저것 신경써야 될 것도 많고 3배나 오른 보험료와 이런 저런 부품의 교체비용, 또 특정 작업들은 서비스 센터에 가야만 받을 수 있다는 것, 또 1/3 수명임에도 3배나 비싼 타이어 가격 등등을 생각하면 배보다 배꼽이 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매연을 줄인 것은 있겠지만 대기를 오염시키는 타이어 분진을 더 만들어내는 것이라든가 (제조시에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킬) 타이어를 더 많이 소비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면 진정 환경을 위한 솔루션인가 생각헤 보게 된다.

단지 전기모터가 주는 엄청난 토크가 주는 운전의 재미가 상당하고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이 많은 즐거움을 준다. 지금 내게 주어진 무료 충전 서비스를 잘 이용해서 절약되는 비용이 비싼 보험료와 타이어 값, 이런 저런 유지 보수 비용을 뽑아주지 싶다. 주유소에 가야 되는 번거로움을 없에준 것도 나름 큰 혜택이다. 장거리 운행을 할 때는 충전을 핑계로 적정 시점에 휴식하게 만드는 것도 나름 좋다고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