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과연 이득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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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뻔한 질문을 왜 던지냐 할 수 있지만, 궁금해서 계산해보려고 한다.
1kWh의 전력은 얼마일까?
일단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peak-time의 1kWh의 가격은 대략 $0.5 정도가 된다. 이것을 전기차에 충전시켰을 때 갈 수 있는 거리는 대략 4mile쯤 되는데 그걸 다시 개솔린의 양으로 환산해보면 중형 세단의 일반적인(combined) 연비, 즉 28 MPG를 적용시켜보면 1/7 gallone이 된다. 지금은 기름값이 좀 내려서 regular gas 1 gallon의 가격이 $4.29라고 하니까 대략 $0.61가 되는 셈이다.
super charger의 가격이 대략 $0.5이고 내가 사는 지역의 off-peak time의 전기 가격으로 하면 $0.33 쯤 되는데, 개솔린으로 환산한 가격은 $0.6 쯤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대충 뭉뚱그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1kWh의 가치란 $0.5가 되는 거다. 뭘로 환산하든 에너지에 따른 어떤 효율의 장점이란 게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서 그러하다. 다르게 말하면 에너지의 가치라는 게 해당 동력계통의 효율과도 맞물려 있다보니 그렇다고 해야하나 그런 거다. 그러니까, 어떤 이유로 전기료가 오르고 기름값이 더 떨어지면 사실상 에너지 비용으로 전기차에서 내연기관 차량 대비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점점 더 희박해진다. 아니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듣자하니 수력발전을 많이 할 수 있는 지역의 전기료는 상대적으로 싸다고 하는데, 워싱턴 주의 평균 전력비용이 $0.13 per kWh라고 하니까 이곳에서는 전기차를 운용하는 이득이 상대적으로 크겠구나 싶다.
궁금해서 한국의 전기료를 보니 상당히 저렴해서 어느 정도 누진이 되더라도 kWh에 300원이 되질 않는다. dollar로 환산하면 $0.2 수준으로 뭉뚱그릴 수 있다. 거기에 서울의 휘발유 가격을 대충 찾아보면 liter당 1600원 정도인데, 이것은 10여년 전에 내가 서울에서 기름을 넣던 가격과 별 차이가 없으니까 싸졌다고 해야지 싶은데,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기름값이 대략 $3이었던 걸로 보면 캘리포니아 물가가 뭐랄까 엄청나게 오른 느낌이 든다. 어쨌든 환율을 고려하여 갤런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대략 갤런당 $4.38 정도니까 이곳 기름값과 별 차이가 없다.
10여년 전에는 환율과 이곳의 유가를 고려할 때 이곳에서 주유하는 비용이 훨씬 싸다고 느껴졌지만 지금은 거의 같다보니 이곳 기름값만 엄청나게 오른 셈(?)이 된다. (그러나, 한국이 살기 좋다거나 그래도 이곳이 살기 좋다라는 것과는 상관없는 말이다.)
그러나, 사실상 어떤 차량을 어느 지역에서 몰고 있느냐, 정부에서 주는 알량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오는 상대적인 장단점 등등을 다 따져보면 어떤 게 특히 이득이다 아니다가 좀 무색해진다. 지금 내 경우는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대략 한달에 $2-300 정도의 이득을 보고 있는데, 타이어 가격이라든가 보험료를 따지면 사실 그것은 다 날아간다. 그러니까 연료비에서 오는 이득이 타이어 회사와 보험 회사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내가 차가 total이 될만큼 사고를 낸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래서 결론을 따지자면 당사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차를 사면 되지 에너지니 뭐니 다 따져봐야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생각이다. 이걸로 많이 나가면 저걸로 혜택을 보고 뭐 이런 식이니까. 전기차는 사실 무료 충전 서비스를 받기 어렵거나 전기료가 특히 싸지 않다면 개솔린 차량 대비 연료비 절감으로 오는 혜택은 다른 지출 (보험료, 타이어, 수리 비용)로 봤을 때 전체적으로 별 이득이 없다고 본다.
그냥 나란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생활 습관 같은 걸 따져봤을 때 테슬라라는 전기차가 여러 가지 기본적인 편의성이 그럭저럭 잘 제공되고 있고 이런 저런 기능들이 끊임없이 개선되고 있으니까 그런 재미도 있고 하다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