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가자...

나는 이말을 살면서 참 많이 실천하려고 했던 것 같다. 쉽게 말해서 오래 뭔가를 붙잡고는 있었는데 잘 나간다는 사람들처럼 일취월장해서 원탑(?)의 실력을 보여주려니 잘 안되서 ‘아무래도 난 기초가 부족한가보다’하고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한거다.

그러니까 잘하는 누군가가 하는 걸 열심히 흉내는 내봤는데, 정작 내 껄 하려니 안되는 거다. 뭘해도 거지같고. 그래도 남들하는 걸 내 맘대로 평가하는 것은 참 잘한다. 그래도 오랜 세월 보고 들은 것은 있어서 말이다.

세상이 좀 빠르게 심하게 변하려고 하는 것 같다. 여태 이런 시절을 여러 번 겪어 왔지만 이번엔 뭔가 좀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늙어서 불안감에 보다 민감해지긴 했지만, 뭐랄까 이번에 찾아온 불안감은 좀 파워가 예전과는 다른 듯 하다.

언제였던가..저녁에 집에 안가고 회사에 남아있는데 경쟁사 하나가 다른 경쟁사에게 팔릴 것 같다는 소문이 돈다는 뉴스를 보면서 ‘아 세상이 이렇게 바뀌나? 정말 놀랍네..’ 했는데, 그 날 저녁 내가 다니고 있던 회사가 팔렸다는 뉴스가 떴다. 뭐랄까 정말 기가막혔는데, 알량하게 들고 있던 주식들이 갑자기 대략 4배로 뛰었던 것 같다. 안될 것 같다 안될 것 같다 했는데 결국 그 회사는 팔렸고 그 회사를 구성하는 아주 작은 조각 중 하나였던 나도 얼마 안가 새로운 주인이 된 회사 캠퍼스로 출퇴근을 했다.

그동안에 그 회사는 이 회사 저 회사 참 잘도 사댔는데, 어쨌든 그렇게 살아오다가 이젠 뭔가 또 새로운 변혁기를 맞이했다.

그 누구도 나에게 이렇게 세상이 바뀔거다 라고 얘기하지 않지만 뭔가 회사가 돌아가는 낌새가 수상쩍다 싶으면 이내 큰 변화가 있었으니까. 그 변화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가 걱정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올 변화는 결국 오게 되어있고 두들겨 맞을 것은 두들겨 맞고 그렇게 되는 거다.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새삼스럽게 모른 척 하면서 피해자 행세를 하는 이들도 있고.

그냥 재밌다 세상의 흐름이 뭔가 큰 변화를 맞이 하기 전엔 심한 변비에 시달리고 있는 것 마냥, 뭔가 확 쏟아져야 할 것 같은데 나올 듯 말 듯.

이럴 수록에 괜히 허우적 대지말고 기본으로 돌아가서 진지하게 한글자 한글자 천천히 들여다보는 게 정신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참 모든 게 부질 없다. 내 힘으로 천천히 천천히 쌓아올린 것이 아니면. 언제 다 훌러당 날아갈지 모르는 마당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