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y traf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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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많이 막힌다라는 글을 제법 쓴 것 같다. 힘이 남아돌아서 그랬다기 보단 비정상적으로 요새는 교통량이 너무 많이 늘었다고 말하고 싶은 의도가 있었다. 아무리 퇴근 피크 타임에 나간다고 해도 50분이 넘어가는 경우는 본 적이 없는데 (한산한 시간엔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요샌 매우 흔하다.
어제도 길이 뚫릴 때까지 기다리면서 이런 저런 일을 하다보니 밤 8시가 거의 다 되서야 나갔다. 물론 집에 가는 길은 대략 25분 걸렸다. 한산한 오전에 20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그것도 다들 퇴근하고 난 뒤에 지나갔는데도 말이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회사 근처의 아파트 같은 곳으로 월세를 내고 들어가고 싶을 정도다. 물론 그렇게 하고 싶어도 복잡해지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못하지만.
집이 업무하기 나쁜 환경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만 사무실만큼 나의 개인 환경과 고립되어 딱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만 전념시켜 줄 것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거다. 집과 업무 환경이 구분되야 하는 이유는 말 그대로 집안 꼴을 매번 보고 있자면 뭔가 집안 일을 해야 될 것 같고 뭔가 만들어 먹고 싶어지고 한다는 이야기다. 큰 집안에 덜렁 혼자 들어앉아 있으면 정말 너무 혼자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더구나 요즘은 기온이 너무 올라가서 대낮에 집에 있는 것도 냉방하지 않으면 (냉방을 한다고 해도) 별로 쾌적하진 않다.
이렇게 불평만 늘어놓고 있을 게 아니라 무슨 일을 내야지 한다. 더러 보면 커피 가게에서 노트북을 들고와서 죽치고 있는 이들이 제법 있다. 멀쩡한 집 놔두고 저게 뭐냐 싶겠지만. 일종의 background people이 필요한 거다. 뭔가 혼자 있으면 맹맹하니까 배경 음악이 깔리듯이 누군가 여럿이 자기들 일 하고 왔다갔다 하는 게 맘이 편하게 느껴지니까. 그래서 어떤 카페에 가면 그런 걸 원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온 종일 노트북 펴놓고 그렇게들 지내는 모양이다.
나 역시 그러지 말란 법도 없고 내 주위에 그럴만한 곳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나란 사람이 그런 상황에 있으면서도 ‘이건 뭔가 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거나 ‘하도 외롭다보니 이젠 이러고 있네..’ 하는 생각이 좀 안 들었음 하는 것이다. 그냥 뭘 하든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게 좀 해봤음 한다. 신기하게도 예전에 하지 않던 일을 좀 하려고 들면 어디선가 냉큼 나를 관찰하는 내 안의 내가 나타나서 꼭 이렇게 사기를 죽여놓고 간다.
‘그래서 뭘 어쩌려고?’
‘너 그래서 잘 버텨낼 자신 있어?’
어쨌든 그 관찰자는 ‘하지마..괜히 시간/힘 낭비하지 말고..’ 이런 말이 하고 싶은 거다. 때로는 이 작자와 싸워보려고도 하고 반대로 행동하면서 약을 올려보기도 했는데, 전혀 사라질 생각이 없다.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나를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