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타 히어로: Matteo Mancu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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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eo Mancuso라는 사람은 Rick Beato라는 사람이 자신의 채널에서 소개해준 이유로 알게 되었는데, 손가락을 써서 피킹하는 대단히 빠른 컨템포러리 재즈 기타 주자, 그것도 온전히 인스트루멘탈 이라고 생각했는데, 알면 알 수록 못하는 게 없는 그런 주자라 현재 가장 강력한 기타 히어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 주자들은 Djent 쪽으로 많이 치우쳐져서 뭔가 스탠다드 한 느낌보다는 너무 모던한 쪽으로 빠져있는데 이 친구는 재즈 스탠다드면 스탠다드, 최근의 장르면 최근 장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잘도 해낸다.
과거의 기타 히어로들의 경우는 그들의 연주를 들어보면 ‘아 나도 해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 필사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결국엔 잘 연주하게 되었던 것 같은데, 솔직히 2024년에 만나는 기타 히어로의 연주는 조금 다르다. 굉장히 어렵다.
과거의 기타 히어로를 만날 때의 내 기타 실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형편없었는데도 뭔가 시도해보려는 마음이 생겼던 반면, 지금의 나는 그 때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경험이 쌓였지만 새로 나온 기타 히어로의 음악을 시도할 엄두도 못 낸다. 그만큼 잘한다. 그만큼 기본기도 엄청나게 탄탄하고.
무엇보다도 손가락으로 피킹할 때의 그 엄청난 속도를 일반적인 피킹으로 따라잡기가 힘들다. 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하듯이 그렇게 깔끔하게 뽑아낼 수가 없다. 특히나 여러 줄을 넘나들며 레가토로 아르페지오를 한다든가 여러 줄을 넘나드는 프레이즈를 빠르게 전개할 때는 피킹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소리가 어떻게든 뭉개지거나 박이 어긋나게 될 수 밖에 없다. 대신 손가락으로 피킹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독자적으로 최소한 3개의 피크가 동시에 움직이는 거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손가락으로 피킹하는 방법을 다시 시도 해 봐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게나 새로운 기타 히어로의 음악을 흉내라도 내려면 그리해야 할 것 같다. 구사하는 스케일이나 기술도 대개 재즈 스탠다드에 맞춰져 있어서 그 덕에 염원이던 재즈 스탠다드도 배울 수 있지 싶지만. 시간이 엄청나게 드는 일이라는 게 눈에 딱 보인다. 이제 어설픈 실력으로 한다고 깝치던 기타를 드디어 내려 놓을 때가 됐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