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trict atto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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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에 있었던 누군가의 나의 차량 손괴 사고에 대한 연락이 왔다. District attorney가 내 재산상의 손실을 대신 요구하겠으니 필요한 사항을 적어서 회신 달라고 한 것이다.
그 이후의 진행 상황을 정리해보면, 먼저 내가 가해자가 어떻게 사건을 저질렀는지 모든 카메라 기록들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제출하였고 그의 직장으로 추정되는 곳을 지목했고 또 사건이 일어난 테슬라 서비스 센터에서도 가해자가 누군자 알고 있다는 정보를 통해서 지역 경찰이 가해자를 불러다 조사를 했고 여기서 가해자가 자신이 저지른 일을 온전히 시인한 것으로 경찰 조사서와 사건이 마무리 되었다. 이미 이렇게 되었더라도 이 가해자를 기소해서 법정에 올리지 않으면 내가 어떤 보상을 받기는 힘들다.
그 이후로 어떤 액션이 있다는 소식이 없어서 내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small claims court라고 하는 곳에 가해자를 고소하겠다는 서류를 접수시키고 그때 재판 일자가 나오면 나는 그날 출두해서 모든 경과 사항들과 증거를 판사에게 제시하면 곧바로 판결을 받아버리면 종료되는 것으로 알 고 있었다. 사실 여기까지 일이 진척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돈을 받아낼 수 있느냐의 여부는 가해자의 의지에 달려있다. 이 무법천지에서는 범죄사실이나 기록 혹은 체불된 추징금/보상금 따위가 자신에게 따라다니는 것이 사회생활에 불편을 주는 이들이 아니면 그냥 생까고 살아가는 게 일반적이다보니 사실 나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저 좋은 말로 악행을 용서해주는 것 까진 그렇고 내가 받은 괴로움을 똑같이 돌려주겠다라는 생각은 글쎄 나한테도 좋은 것이 아니니까 그냥 넘겨버리자 했었으니까.
어쨌든 나에게 피해액수를 자세히 적어서 회신달라고 하였으니까 피해액을 산정하는 법을 잠시 연구해보고 답을 줘야지 하고 있다. 물론 뭔가 피해액을 보상받게 될 거라는 기대는 지금도 없다.
처음엔 분함과 억울함으로 시작했지만 이내 몇 달 지나지도 않아 모든 기대가 사라져 버린 이 마당에 이런 문서가 날아오고 보니 기대와 욕심이 없으면 삶이 편해지는 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내가 이 일을 처음 당했을 때 가까운 지인이 나에게 해준 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당시의 내 반응은 ‘아니 누군가에게 재산상의 피해를 입고도 그냥 묵묵히 참아내야만 하다니 이게 말이 되나?’ 였는데 그 사건이 나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면 그냥 내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털어버리면 그뿐인 거다.
마치 ‘내가 조금 더 스마트 했으면, 내가 조금 더 권력(?)이 있었으면 가해자에게 내가 받은 고통의 배 이상을 돌려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말도 안되는 망상 따위로 날 더 힘들게 할 일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