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폰 하나 들여놓기...

2021년에 회사에서 받아서 쓰기 시작한 아이폰 11은 지금도 꽤나 잘 쓰고 있다. 주된 용도는 알람시계/가끔 스케줄 알림/카메라 그외의 대부분의 용도는 웹 브라우징과 최근의 차키 (car key)역할이다. 대부분 차의 상태 파악, 주식 가격 확인 등등을 위해서 폰을 들여다보고 icloud 환경에서 맥과 암호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편리하다.

그러나 회사에서 준 폰이라 회사의 룰에 따라야 하기에 폰 자체가 특정 통신사의 심에 락이 걸려있단 것을 알았고 그래서 듀얼심을 쓴다거나 할 때 제약이 따른다. 이미 eSIM을 쓰고 있지만 추가로 심을 장착할 때 동일 통신사의 심이 아니면 안되는 거다. 회사에다 요청해서 락을 푸는 것도 귀찮고 어차피 한국에서 알뜰폰 씸을 쓰려면 안드로이드 폰이 (갤럭시의 나라다보니) 편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폰은 내가 크롬 브라우저에 주로 의지하고 있으면 편리한 면이 있긴 한데 맥을 쓰면서 크롬 브라우저는 잘 쓰게 되지 않는 면이 있다. 내가 유일하게 크롬을 쓰는 경우는 구글 앱의 구글밋을 쓸 때인데 사파리를 쓰면 일부 기능 (화면/벼경 꾸미기)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게 아니면 크롬을 쓸 이유는 없다. 사실 이전의 안드로이드 폰에서 아이폰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기뻤던 게 사파리의 세팅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애플 기기들끼리는 브라우저 열람상태를 전부 공유할 수 있고 그외의 수많은 애플 기기들의 장점들을 전부 다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세계에서만 살면 구글이 애플을 따라한 기능들만 쓸 수 있을 뿐, 혹은 동일 기능을 구현한 써드파티 앱이나 쓰는 수준에서 만족해야한다. 반대로 애플 세계에 있으면 이 모든 편리함에 대한 대가를 값비싼 아이폰과 맥 구매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해킨을 하는 경우에 대부분의 이점은 누려볼 수 있지만 전부 다 누리는 것은 점점 더 제한적이 되어가고 있다.

또 안드로이드 세계에 머물게 되면 디바이스 벤더가 만들어 놓은 OS에 머물러야 하는 경우도 있고 원하지 않는 bloatware에 시달려야 하기도 하고 이것들을 모두 떨쳐내려면 AOSP와 가장 가까운 third party ROM으로 밀어버려야 한다. 이 과정도 나름 꽤나 지저분하고 불편한 것이라 되려 그냥 original OS에서 머무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멀쩡한 안드로이드 폰은 샤오미 덕택에 대개 $200 아래에서 구할 수 있다. eSIM을 지원하지 않아도 dual SIM을 쓸 수 있고 microSD를 쓸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한데다 배터리 용량이 기본적으로 매우 커서 좋다. 저가 모델의 경우는 wireless charging을 지원하지 않지만 어차피 출퇴근 중/커피 마시는 중에 wireless charging을 한다고 해봐야 고속충전이 쉽지 않으니까 차라리 배터리 용량이 크고 무선 충전이 지원 안되고 (기기 비용이) 저렴한 것이 좋다.

샤오미 폰이라고 하더라도 글로벌 모델로 출시되는 것들은 5G를 지원하지 않아도 미국 통신사업자가 서비스하는 LTE 밴드를 대부분 지원하기 때문에 AT&T나 T-Mobile을 사용한다고 하면 답답할 게 하나도 없다. 나처럼 알뜰폰을 (해외에서 본인 인증을 위해) 쓰기로 했다면 뭐 더 없는 선택이라고 본다.

같은 가격의 아이폰은 중고로도 구할 수가 없다. 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상태가 처참해진 것 (외관/배터리)이라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일단 폰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가 되면 두 가지의 이득을 모두 구할 수 있을 뿐더러, 아이폰이 eSIM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불편하게 심을 갈아끼우거나 할 이유가 없이 두 개의 폰을 그날의 기분에 따라 선택해서 쓸 수 있으니 정말 편리하다. 어차피 애플이나 구글이나 자사 클라우드를 잘도 지원하고 있으니까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