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액정 수리하기...1

몇년 전까지 잘 쓰던 Xiaomi Mi 9T (Redmi K20?)의 액정이 깨져서 서랍속에 쳐박아두고 있었는데, 뭐랄까 새 폰을 사자니 가격이 너무 비싸서 그냥 고쳐서 쓰기로 했다. 원래 지문 인식 기능 따위는 쓰지 않았으니까 상관없어서 고를 수 있는 옵션 중에 TFT display 옵션을 골라서 주문했는데, 다음 주엔 올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다.

혹시나 어떻게 분해하면 좋을까 하고 유튜브를 봤는데, 그게 되려 독이 되었다.

대개의 유튜브 수리 영상들을 보면 모뎀/AP이 붙은 부분과 아랫쪽에 충전단자가 달라붙은 기판 모두 떼어내야 될 것 처럼 하는데, 오직 아랫부분 기판을 보호하고 있는 덮개만 떼어내고 거기에 붙어있는 리본케이블만 떼어내면 끝난다. 아무 곳도 건드릴 이유가 없다.

부품 주문시 고를 수 있는 옵션이 LCD 패널, LCD 패널과 프레임이 붙은 것 이렇게 있는데, LCD 패널을 분리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대부분 두번째 옵션을 선택하는 것 같다. 나는 어렵더라도 패널만 분리해서 수리하는 게 낫지 싶어서 전자를 택했는데, 실제로 내가 분리해 본 결과 살짝 파워풀한 헤어드라이어가 있으면 쉽게 분리가 된다. 약한 헤어드라이어라도 적당히 뜨끈하게 만들 수만 있으면 된다. 접착제가 쉽게 녹아서 본체에서 잘 떨어졌다. 그렇게 하면 디스플레이 콘넥터가 연결되는 기판만 살짝 건드려주면 된다. 사실 이 기판을 분해할 것도 없고 그냥 필름 케이블을 떼고 붙일 수만 있을 정도로 뚜껑만 열면 되는데, 유튜브 영상을 보니 모든 기판을 전부 다 분해해서 떼어내야 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렇게 했다. 그럴 필요 전혀 없다.

대개 분해하고 조립하는 과정에서 컨넥터를 여러 개 건드려야 되고 잘 빠지지 않는 기판을 억지로 떼어내려고 하다가 부품이나 기판을 파손시킬 우려가 있다. 사실 이렇게 하고 다시 조립해 보니 본체가 부팅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는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아직까진 정상적인 패널이 없어서 확인은 못하지만 와이파이 라우터에 보니 폰이 정상적으로 부팅했을 때 남겨놓은 DHCP 접속 기록이 있어서 아직 단념할 단계는 아니다 하고 있다.

액정 수리가 상당히 쉽게 설계 되어있는 것을 되려 착각해서 (아니 호기심 때문에) 쓸데없이 많은 부분을 분해했다 조립하고나니 후회가 남는다. 사실 아무 곳도 건드리지 않았다면, 아니 일단 액정을 본체로부터 분리하고 컨넥터의 위치만 확인해서 최소한의 부분만 건드렸다면 아무 것도 걱정할 이유가 없다. 아주 쉽게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하나 빼먹은 게 있는데 접착제를 하나 구입해야 한다. 여러 가지 접착제가 있지만 순간 접착제처럼 갑자기 경화되는 그런 접착제가 아닌 열에 의해서 다시 녹을 수 있는 그런 접착제가 필요하다. 사실 순간 접착제는 너무 흔해서 구입하기가 쉬운 반면 이런 건 또 따로 주문해줘야 되는 그런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