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 공부...

어떤 인연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와 같이 지극히 세속적인 사람이 금강경에 이어 반야심경까지 공부하기에 이르렀다.

뭐랄까 학교 다닐 떈 내가 그날 공부한 것을 머리 속에서 요약할 수 있고 뭔가 배우는 내용이 그렇게 요약 가능한 것이어야 배운 것 같다는 ‘상’이 있었나본데 8시간이나 되는 강의를 여러 주에 걸쳐서 서너번씩 반복해서 들어도 그 말이 그 말 같아서 도무지 공부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다만 얻어건진 것이라고는 흔히들 독송하는 반야심경을 따라할 수는 있게 되었고 대충이나마 그 뜻을 어렴풋이 이해했다 정도 되겠다.

대충 요약하면, 오온이 일체 공하다는 것을 비춰알게 되면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니 5온 중 4온인 수상행식이 모두 그러하다. –> 5온이 모두 공하다.

모든 법은 공하고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아니하며 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다. 공 가운데서는 색이 없고 5온 12처 모두 공하다.

눈의 경계도 없고 의식의 경계도 없고 무명도 없고 무명이 다하는 것 또한 없다. 늙고 죽고도 없고 늙어서 죽고 다하는 일이 없고 고집멸도의 4성제도 없고 지혜라는 것도 없고 지혜를 얻었다 함 또한 없다.

얻는 바가 없는 이유로 보살은 오직 반야바라밀다에 의존하여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고 전도몽상으로부터 멀어져 완전한 열밤에 들어서 삼세의 모든 부처도 반야바라밀다에 의존하여 최상의 깨닫음을 얻는다. 반야바라밀다는 최고의 깨닫음의 진언이므로 온갖 괴로움을 없에고 진실하고 허망하지 않다.

모르겠다. 대부분은 반복/열거를 사용해서 일체가 공하다는 지혜를 깨닫으면 더 이상 괴로움이랄 게 없고 바로 이것이 최상의 깨닫음 (아뇩다라 샴막삼보리, 무량정등각, 무상정변지, …)이니 어서 이 최상의 깨닫음을 얻고 성불하자라는 뜻으로만 이해된다. 사실 반야심경의 내용은 독송하는 부분만 배우고 그 내용이 짧게 요약되어 있지만 글자의 수가 제법 있어서 뭔가 많은 내용이 들어있을 것 같으나 내게 이해되는 부분은 제법이 공하다를 반복하는 것 뿐이라.

무엇을 더 알게 될지는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보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