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IIc+, nasal tone..

앰프를 얘기하는데 왠 ‘비음’이 나오냐 할 수 있는데 특정 중간 대역이 부각되고 그게 찌그러지게 되면 최종 출력으로 들리는 소리도 그렇게 들리게 된다. 그러니까 다른 앰프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콧소리’가 나는 거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800-1.5kHz 영역에 이르른 주파수 신호대에서 일종의 공진 (resonance)이 생기면 그렇게 콧소리처럼 들리는 것이다. 콧소리라는 게 비강(일종의 cavity)을 울려서 내는 소리와 유사한 소리랄까? Cavity라는 게 resonance를 만들어 내는 공간을 의미하는 것을 우리는 그냥 직관적으로 알 수 있으니까.

어쨌든 대표적인 앰프가 Mesa MarkIIc+가 되겠다. 특정 세팅에서는 이게 굉장히 강력하게 들려서 다른 앰프들과 구별된다. 사실 잘 따져보면 동일한 혹은 거의 유사한 회로를 Mark III, IV에서도 쓰고 있으니까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 도무지 이 비음이란 것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인가?

적어도 공진이라고 이야기하려면 filter의 Q가 제법 커야 된다. 그러니까 부각되는 주파수의 영역이 나름 좁아야 된다는 말인데 회로도 어딜 봐도 공진을 할 정도의 좁은 대역폭으로 pass하는 부분은 찾을 수가 없다.

Lead channel circuit을 보면 2개의 RC tank로 일종의 공진 특성을 내는 필터가 한 곳, 그냥 단순히 약한 hpf + lpf 한 곳에서 보여진다. 누가 뭐래도 이 부분이 확실히 tonal characteristics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1차 필터가 두개 겹쳐져서 일종의 resonance를 이룬다고 하면, 양쪽으로 6dB/oct 정도가 되지만 그게 두번 겹쳐지면 12dB/oct가 되니까 resonance의 느낌을 내기엔 적당한 모양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략 이 주파수 대역의 응답 특성을 그려보면 소위 비음 이라고 할 수 있는 1kHz 근처 언저리에서 봉긋이 솟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 특별히 bass를 크게 낮춰주면 1차 tone stack 자체가 중고역대가 부각된 resonating하는 스펙트럼의 모양새를 띠게 되니까 lead circuit과 결합하면 ‘오’ 발음을 할 때와 유사한 공진음 - 그러니까 nasal tone이 완성되는 거다.

아래는 실험결과인데, 그래도 앰프를 알만한 사람들에게 어필하려고 원곡과 가깝게 하려다 보니 EQ를 좀 강하게 댄 구석이 있긴 하다. 그 와중에서도 본연의 소리가 드러나고 있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