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al inter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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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l interchange라는 용어를 가끔 접했는데, 예전에는 책에 나온 예제를 기준으로만 이해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같은 근음을 가진 major나 minor scale에서 코드를 빌려와 분위기를 바꾸는 식이다. 당연히 그렇게 코드 진행을 바꾸면, 그 순간에는 해당 모드의 음계를 사용하게 된다. 그러다 다시 본래 조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사실 생각보다 단순하다. 말 그대로 모드를 중간에 바꾸는 것이 modal interchange다. 즉, 같은 근음을 가진 다른 모드로 전환하고, 그 모드에 속한 코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하냐고? 분위기를 전혀 다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음악은 major나 minor scale이 지속되거나, 그 안의 diatonic chord들 사이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나아가면 같은 조의 major/minor를 오가거나, 노골적으로 조바꿈(modulation)을 하기도 한다. 여기서 살짝 더 나가면 같은 근음의 major/minor scale을 오가며 색다른 색채를 만드는 것이다.
재즈나 재즈 스타일의 팝 음악을 들어보면, 갑자기 낯선 음계가 등장하거나 마치 조가 바뀐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는 실제 조바꿈이거나, 같은 근음의 다른 모드로 전환한 경우다. 심지어 곡 전체의 주제 자체가 modal interchange에 기반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아예 theme 자체가 같은 모드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흐름 - 그러니까 main theme이 전개되었다가 해결되는 음계가 같은 음계인 경우 - 와 달리 모달 인터체인지가 들어가면 main theme부터가 뭔가 나가는 길과 돌아오는 길이 서로 다르게 느껴지는 긴장감(?)이 형성된다. 듣는 사람은 “이렇게 자주 조바꿈을 해도 되나?” 싶은데, 그것이 곡의 매력이 된다.
이런 개념을 좀 과하게 밀어붙인 사례가 바로 Giant Steps다. 이 곡은 아예 장3도 단위로 계속 조를 바꿔가며 진행된다. 즉흥 연주자에게는 엄청난 난이도를 주지만, 동시에 빠른 조바꿈과 코드 변화 속에 연주를 이어가는 묘기를 보여준다. 마치 눈앞에서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를 타는 장면을 보는 듯하다.
이런 극심한 코드/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즉흥 연주가 과연 깔끔하게 진행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듣게 되는데, 단순히 조와 코드 톤에 잘 어울리는 즉흥 연주를 넘어서 박진감 넘치고 멋지게 마무리 되는 음악적인 묘기를 듣고 있으려면, 마치 멋진 “파도타기”를 관람한 듯한 짜릿함이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