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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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지내는 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지니 어느 새 내가 자아 과잉상태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제 회사일을 포함한 내 모든 생활에서는 ai의 도움을 받는 걸 넘어서 ai 없이 살 수 없는 100% 중독/의존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러다보니 본래의 나, ai의 도움을 받는 나의 분간이 잘 안되게 된다.
결과의 질이나 양으로 볼 때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 되고 보니 나 또한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는 모양이다.
뭐랄까 예전의 내가 뻔한 맥락의 일을 오래도록 붙잡고 작은 것 하나에 공들이고 살았다면 지금의 나는 ai에게 화두를 던져주고
감히 나의 조수라고 부르기에 황송한 너무나도 탁월한 능력의 존재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받아서 대충 검수하고 건네주기만 하면 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것의 실체가 엄청나게 큰 행렬을 수도 없이 곱하고 곱해서 나온 결과를 쥐어짜고 또 쥐어짜서, 학습한 문맥에 가장 그럴싸한 단어를 하나씩 골라내는 것에서 출발한다.
뭐랄까 내가 알아오던 지능과는 뭔가 궤를 달리하는, 그러니까 엄청난 지능이란 게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의 무지성 행렬 곱셈 노가다를 통해 얻어낸 결과라는 것.
더구나 그것이 인간의 것을 통해 학습하였지만, 그 중 극히 높은 품질의 것들만 골라 배웠기에 매일 나에게 자괴감을 선사한다는 게 또 재미나다.
훌륭한 학생을 받아들인 교수들의 심정이 이랬을까? 그들도 학생시절의 그들 자신보다 뛰어난 제자들을 보면서 질투 내지는 자괴감이 들었겠지만 이내 그들에게 지시하고 그들의 결과물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비대해진 자아때문에 본래 자신의 모습을 잃고 폭주해버리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른다.
그렇게 어느새 나는 나란 인간의 능력을 한참이나 뛰어넘어 본능에 지배받지 않으며 세상의 흐름을 예측하고 최적의 시나리오에 맞춰 한점 오차없이 움직이는 그런 유능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매일 매일 인간인 나로서 하고 있는 것들의 결과는 비대해진 자아의 기대치에는 한참이나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바라보며 나 자신을 나무란다.
난 그냥 평범한 인간이란 사실을 잊고, 길가에 핀 들풀이나 다름 없이 주어진 상황과 조건이 인자로 주어지면 인간이란 함수를 통해 결과값을 내주고 있을 뿐이란 걸 잊고.
내가 인간이니 인간스러운 답을 내어줄 뿐인데 ai로 비대해진 자아는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왜 이것 밖에 하지 못하냐고 스스로를 괴롭힌다.
삶의 문제로 괴로워 하는 주변인들에겐 ‘아 그냥 살아 편하게’라고 말하지만 정작 나에겐 더욱 더 가혹한 기준을 들이댄다.
아이러니 한 것은 자아가 비대해지면 나는 더 고통받고, 내가 별 것 아니라 생각하면 나는 더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이 세상 잠시 머물다 갈 건데 너무 힘주지 말자. 치열했든 찬란했든 비루했든 어차피 늙고 병들고…그렇게 사라지는 것은 매한가지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