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필터 갈아끼우기...

들어가며

일반적으로 자동차 (에어콘) 필터 갈아끼우기가 자동차 관리 하는 일 중 가장 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엔진흡기 필터를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로 쉽다. 좀 더 나아가자면 12볼트 배터리를 갈아끼우는 일도 사실 할만 하다. 타이어에 구멍이 나서 지렁이처럼 생긴 충전물을 끼우고 접착제를 바르는 일도.

이번엔 Tesla Model S의 underhood filter (HEPA filter라고 불리는)를 갈아 끼워봤다. 필터 자체만 21x21인치인 제법 무겁고 큰 필터다. 참고로 HEPA 필터라는 것은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라고 여러 가지 에어필터 중에 불순물을 걸러내는 능력이 제법 뛰어난 것을 의미한단다. 그러니까 거름망이 촘촘하다는 뜻 되겠다.

모델S의 에어필터는 본넷 (후드) 아래에 있고 필터는 전면방향을 향하는데 흡기는 상부 (windshield 방향)에서 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외부 공기와 잘 닿게 되어있고 크기가 상당히 크고 흡기양도 많은 편이다. 원래 3년마다 교체하라고 되어있는데 차를 구입한지 4년이 되어가기에 마지 못해 교체하게 되었다.

비가 많이 오는 곳이라면 이 흡기구를 통해서 물이 들어오고 분명히 그게 필터에 닿기 용기하게 설계되어있어서 어느 정도 불순물이 끼고 물이 닿으면 또 그게 빨리 건조되지 않으면 미생물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게 되어있다. 3년은 교체기간 치고 너무 긴데, 그 이유는 생각보다 교체하기 불편하고 필터의 가격이 꽤나 쎈 편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일반 자동차의 필터 교환주기인 1년 정도가 맞지 않나 싶다.

필터 교체

매뉴얼에 보면 후드를 열고 플라스틱 덥개를 벗겨낸 뒤에 12V 리튬이온 배터리를 차체에서 분리해서 공간을 확보하고 HEPA 필터 하우징의 뚜껑부분을 열어놓고 기존 필터를 분리 하고 새것으로 교체하라고 되어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공간이 협소해서 12V 리튬이온 배터리를 빼내기가 쉽지 않고 필터 하우징에서 뚜껑을 분리하는 부분이 약하게 되어있어서 조금이라도 플라스틱이 경화되었거나 부주의하면 뚜껑을 고정하는 부분이 부러져버릴 수가 있다.

이 말을 하는 것은 내가 교체하다가 하우징이 파손되었다는 말 되겠다. 정확하게는 하우징과 커버를 고정하는 ㄷ자 모양의 고리가 부러져버린 거다. 처음엔 커버를 분리하기 위해 좌측의 고리를 살짝 뒤로 젖치려는데 ‘똑’하고 부러져버렸고 이미 한쪽이 부러졌으니 나머지는 쉽게 빠지겠구나 했지만 커버를 탈거하고 보니 반대편도 부러진 조각이 어디 간지 모르게 부러져버렸다.

다른 분들은 12V 베터리를 잘 빼낸 뒤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뒤에 조심스럽게 커버를 분리해서 얄랑하게 설계된 필터 하우징 부분이 파손되지 않게 교체하시길 바란다. 혹은 서비스 센터에서 교환받길 바란다.

내가 보기엔 차량 연령이 4년 이상이 되었다면 이 부분의 플래스틱이 분명 어느 정도 경화가 되어있어서 커버를 고정하는 부분이 약간의 힘만으로도 쉽게 부러져나갈 거라고 생각한다. 서비스 센터에서 교환했다면 반드시 이 부분을 챙기길 바란다. 커버를 정말 조심히 분리해내지 않고선 부러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필터 하우징의 부품 가격이 300불이 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것을 교체 하는 일 자체가 사실 고난의 길이라 나는 그냥 부러진 채로 쓰는 방법을 택했다. 어차피 이렇게 1-2년 뒤에 필터를 교체하다가 또 파손 시킬 확률이 100%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파손되었더라도 커버와 하우징을 결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고 또 커버가 없다고 해서, 혹은 완벽하게 고정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딱히 문제될 게 없다. 에어필터 자체가 하우징에 고정이 잘 되는데다가 에어콘을 위한 흡기를 꼭 상부를 통해서 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Model X의 경우는 S처럼 하기도 뭐하다보니 그냥 필터가 빠져나가지 않을 정도의 구실만 하는 커버만 가지고 있다. 반면 교체작업은 X가 훨씬 힘들다. 와이퍼까지 다 뜯어내고 작업해야 하니까 잘은 모르지만 X는 필터를 직접 교체하는 경우는 제법 드물지 싶다.

교체 후기

곰팡이 냄새가 났다거나 익취가 심한 상태는 아니었더라도 4년정도 사용한 필터의 모습은 먼지가 제법 쌓여있고 공기에 떠다니는 식물의 다양한 씨앗(버드나무 따위)들이 꽤 달라붙어있는 모양이었다. 주로 출퇴근을 위해 사용한 차라서 유튜브에서 흔히 보는 수준으로 지저분한 편은 아니었고.

필터를 교환한 뒤의 느낌은 뭐 일반 차량에서 cabin filter를 교체한 뒤의 느낌과 다르지 않다. 필터의 악취가 심한 편도 아니었고 교체전 필터 상태도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 상태로 보면 교환한지 1년된 다른 개솔린 차량의 cabin filter보다 좋았으니까.

참고로 HEPA filter는 일반적으로 오래 사용하면 공기 투과율이 낮아져서 먼지의 포집능력은 오히려 증가한다고 한다. 필터를 이루는 fabric의 작은 틈새에 수많은 먼지들이 들어가서 구멍을 막고 있는 셈이 되기 떄문에 틈새가 점점 더 좁아지기 때문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