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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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생의 변화를 겪을 때마다 예전 살던 곳, 큰 기억을 남겼던 곳에 간다. 일부러 의도하지 않았지만 때마다 가 진다는 것은 뭐랄까 우연이든 무의식이 그렇게 유도했든 재미있는 현상이라 생각한다.
그 결과는 늘 한결같다.
‘감사’
그 시절의 내가 지금까지 별탈 없이 잘 살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다.
이런 현상을 ‘감회’에 젖는다고 하는 말이 맞을지는 몰라도.
그 시절에 그 곳을 지나다니던 나를 떠올리며 그 시절을 잘 보내준 나에게 감사하고 쓰러지지 않게 날 잘 도와준 세상에 감사하게 되는 거다. 그게 운이었든 뭐였든.
그렇게 10년전 5년전의 나를 떠올리게 된다. 이제 15년전의 나는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20년전의 나는 말할 것도 없고.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시절의 ‘나’는 ‘나’였겠지만 지금의 ‘나’와는 너무 다른 ‘나’였단 것은 확연하다.
사람이란 게 얼마나 현실 적응이 빠른지 고작 10년전 5년전, 아니 딱 두세달 전의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 전혀 머리 속에 없다.
과거에 몰입되어 지금을 살지 못하는 나를 나무라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과거를 돌아다보면 나는 그런 것과 거리가 먼 사람이란 걸 알게 된다.
나는 다만 과거를 가끔 회상할 뿐. 현실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사람이다라는 걸. 고작 2-3개월 전의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지냈는지도 기억 못하는 그런 사람이란 걸.
심하게 말해서 잠자고 일어났더니 전혀 새로운 세상에 놓여있더라도 멀쩡히 잘 살아갈 사람이라고.
사실 이런 경험을 하려고 여행도 하고 그런 거지 싶은데 여전히 선뜻 용기내지 못하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그렇게 여행을 가고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들을 구경하며 그렇게 있다보면 나에게 과하게 몰입된 것에서 벗어나서 내가 처한 조건들에 감사하고 그렇게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