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짐을 덜자...

뭐랄까 긴 시간동안 일중독으로 지내다가 정상인으로 돌아오는 과정에 있다.

이것도 뭐랄까 근력과 같아서 일중독으로 지낼 땐 하루 10시간 넘게 앉아서 이거 저거 해결해주는 게 어렵지 않다가 정상인처럼 6시간 정도만 앉아있고 3-4시간만 집중해서 일하고 사는 패턴을 반복하면, 어쩌다 8시간 10시간 앉아서 일하기가 보통 괴로운 게 아니다.

더구나 일중독으로 지낼 땐 머리 속에 오직 일만 들어있기 때문에 뭐든 빨리 할 수 있으니 마음의 짐이랄 게 별로 없는데 지금은 해결해주어야 할 일들이 큐에 계속 쌓여가고 있으니 늘 빚을 진 느낌으로 살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빚 독촉을 당하는 느낌의 메일들에 자극받고. 그냥 내가 담당자니까 나에게 날아온 메일일 뿐 그들이 나에게 빚을 독촉할리 없고 정해진 시간에 일이 완성되서 끝내지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빨리 지불해야할 빚처럼 느껴진다.

남들 다들 휴가가는 시즌에 매일 같이 죽어라 일하고 있는 게 억울해서 잠시 대낮에 밖에 나와 여유라도 부릴라치면 메일에 슬랙에 사정없이 날아오고 이거 답하면 저거 날아오고. 왜 나만 이렇게 사정없이 들볶임을 당할까 싶은 느낌에 답답해진다.

이렇게 뭔가 삶이 무거워지고 기분이 나빠지는 이유를 곰곰히 살펴봤다.

나는 살면서 이런 일을 수도 없이 경험했지만 늘 닥칠 때 마다 새롭다. 어차피 들어갈 시간은 들어가고 짜증은 날 만큼 나야 끝이 난다.

뭔가 횡재수로 엄청나게 어렵고 많은 일을 삽시간에 끝내버렸구나 착각할 때가 있지만 결국엔 그만큼의, 아니 그 이상의 실수와 피곤한 과정이 지겨워질 정도로 반복되야 끝이 난다. 잘 했던 때가 있으면 못 하게 될 때도 있는 거다.

날고 기는 세계적인 운동선수도 침체기가 오면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부진한 걸 본다. 하물며 나같은 ‘일반인’이야.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그동안 눈독 들여놨던 그 동네에서 조용히 산책할 생각이나 하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속으로 조용히 외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