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guistic difficulties...

Paul Gilbert의 Technical difficulties라는 곡이 생각나서 이렇게 제목을 정해봤다.

언어적 난해함..

타국어를 사용할 때의 괴로움을 이야기하자 라기 보단 모국어를 구사할 때도 복잡하거나 한자가 많이 들어간 추상명사나 추상화작업을 통해서 줄여말하는 과정의 난해함을 말하려 한다.

대개 이 과정을 겪느니 간단한 용언 (동사/형용사)를 사용하는 게 편할 때가 더 많고 그렇게 하다보면 그게 내가 주로 선택하는 용어처럼 된다.

고등학교 시절 적성 검사 같은 걸 받아보면 신기하게도 문과와 이과 적성 둘 다 다 매우 높은 점수가 나와서 꽤나 놀랐던 것 같은데, 어려서 문과 세계에 대한 관심이 없고 문과 관련 직종에 대한 매력도 전혀 느낀 바가 없고 문과에서 높은 반열에 드는 사람들이 나중에 어떤 권력을 쥐게 되는지 어떻게 인생을 편하게 살 수 있는지를 전혀 몰랐기 때문이지 싶다. 반대로 이공계 영역에서 실무를 주로 하면서 40 이후로 잘 버텨내려면 어느 수준의 두뇌학대를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지 중고등학생 시절에 명확히 얻어들은 바가 있었다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문과를 택했을 거다.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되었든 말았든.

어쨌든 내가 문과적인 소양이라곤 전혀 없고 그런 사람은 아니란 뻘소리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어젠가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HDD의 HAMR가 갑자기 화제로 튀어나왔을 때다. 기술이 다 좋은데 부품값이 비싸서 상용화에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단 말을 하려는 건데, 내 입에서 ‘아 그 지지고 식히는 부품/과정들이 추가되어야 하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거다’라는 말이 나왔다는 거다. ‘가열’이란 말도 있고 ‘레이저’ 혹은 ‘플라즈마’ 등등의 단어를 써서 있어보이게 가공하는 과정 자체를 생략해버린 거다. 나란 사람 자체가 어떤 개념을 기술하기 위해서 많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귀찮아 하기 때문인 거다.

이 과정에 대해서 좀 길게 말을 늘어놓아보자면, HAMR라는 건 열의 도움을 받아서 고밀도 자기기록을 잘 해보겠다라는 방법이고 (이 개념을 곧바로 직역하면 이 acronym을 그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존의 방법과 달라지는 것은 기록을 해야할 때 해당 부분의 자기 매체의 표면을 급속히 가열시켜서 자화(magnetization, 그러니까 물질의 자성특성을 바꾸는 일)를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작은 힘(자력)으로 기록할 수 있고 해당부분이 냉각되면 이후에 자성이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는 거다.

특히나 같은 부피의 자기 매체에 고밀도로 기록을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지는 (작은 전류를 걸어서 자화시킬 수 있고 열이 식으면 여간해서 자력의 감소가 덜해지니까) 이득이 있다보니까 - 그러니까 같은 크기의 HDD인데 용량이 무지막지하게 늘어나게 할 수 있는 - HAMR라든가 MAMR의 사용은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고 본다 이거다.

많이 벗어났는데 생활에서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뿐 아니라 언어생활에서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때문에 한자어를 사용한 축약 - 이것은 듣는 이들의 한자어 교육 수준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이해의 수준을 달리 하다보니 - 보단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용언들을 적당히 활용하는 것이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는데, 이 때 자연스러운 ‘격 떨어짐’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역시도 타협(trade-off)의 문제라고 결론내려지게 되는 거다.

아울러, 왜 순수한 우리말, 그것도 평소에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언어 표현의 일종의 ‘격 떨어짐’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는 일종의 억울함도 토로하게 되는 거다.

글쎄 이게 오직 나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