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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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세상에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기 시작하던 무렵엔 엄마를 꽤나 괴롭혔던 기억이 있다. 아빠는 늘 회사가서 집에 없었고. 내 기억에 그런 것을 아버지와 나눈 적은 없다.
뭐랄까 밤늦게 집에 들어온 아버지는 자식들이 있는 것이 자신의 인생 성과라고는 생각되지만 그들이 잠들어있지 않으면 뭔가 불안했던 모양이다.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도 밤에 깨어있으면 ‘일찍 자라’라는 말만 들었다.
그들이 자신과 별개의 인격체라는 것은 쉽사리 인식이 되지 않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랬나 싶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과 나누고 공감하는 것이 사람한텐 매우 중요한데 그것도 나름 습관 같은 거라 이제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갑자기 자식들과 뭔가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닌데, 결국 ‘자식 새끼들 키워봐야…’ 하는 푸념으로 갈 수 밖에.
한 땐 왜 별 것 아닌 것에 호들갑이냐고, 귀찮게 하지 말라며 곁에 있는 사람들을 나무라기도 또 곁에 있는 사람의 볼멘 소리도 들을 때가 있었지만 그들과 나 아직 멀쩡히 잘 살아있지만 그놈의 자존심, 시간이 남겨준 안좋은 기억들, 새삼스럽게 연락해서는 살갑게 이야기 한다는 자체가 낯설기도 하고 마치 국법으로 정해놓은 금기를 깨뜨리는 것보다도 더 큰 위반을 하는 것 같이 느껴지다 보니 어느 새 모두가 외로워졌다.
그들은 한 때 모든 걸 나누고 즐거워하던 사이었지만 인생의 어느 시점을 지나면서 그 어디에도 나눌 데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들은 그러다 너무 힘들어지면 기까운 누군가와 나누던 이야기를 정신건강 의학과에 가서 털어놓기도 하고 뒷탈 없을 것 같은 컴퓨터와 나누기도 한다.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고 힘이 든다며 외우기도 힘든 이름의 역을 먹기도 한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밤새 뜬 눈으로 지새우는 날이 허다하지만 사람보다 약 먹기를 택한다.
한 땐 이 세상 단 하나뿐이었던 살갑기 그지 없던 이들과 어떤 이유로든 멀어지고 나선 그렇게 약에 취해 멍한 정신으로 사는 것이 나은 선택이 되어버렸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