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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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올초에 뭔가 좀 아프고 난 뒤로 밤에 깨어있는 게 한심했어서 8시만 넘으면 그냥 무조건 침대에 누우러 갔던 때 부터였나 그랬다.
사람이란 게 강제로 그렇게 한다고 잠이 오는 것도 아니니 어떤 날은 잠도 들지 못하면서 2-3시간을 뒹굴기도 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어느 시점부터는 새벽 5시 6시 정도에 절로 깨지는 것이었다. 어쩌다 좀 늦게 자도 늦어도 6시반쯤엔 일어나게 된 거다.
그 이후로는 쭉 아침형 인간으로 살고 있다. 일부러 좋은 잠을 자기 위해 커피도 끊고 술도 끊고 일부러 낮에 먼 거리를 걷거나 하고 했는데
뭔가 좀 고민이 생기는 날은 새벽 4시에도 깨지고 그렇게 깨면 내내 잠을 자지 못해서 하루 일과를 4-5시부터 시작하기도 하고.
지금은 늦어도 6시 반이면 집에서 나온다. 그러다보니 대낮 1시만 넘어가도 만사 귀찮아지고 일을 하기 싫어진다.
예전 생활 패턴으로 보면 사실 대낮 1시면 오후 4시를 넘긴 시각이고 보면 일이 좀 지겨워질 때가 되는 게 맞다.
그래서 차가 막히기 직전인 2시쯤 집으로 와서 별 일이 없으면 집에서도 일을 하다가 저녁도 먹고 하는 식으로 살게 된다.
물론 늦어도 10시 전엔 자러 간다. 2-3일 간격으로 1시간 걷기 코스를 다녀오고.
그래서 좋은 점이 뭐냐고? 글쎄다. 아침형 인간이라 딱히 좋은 건 약간 덜 막힐 때 출근한다 정도? 7시쯤부터 일을 시작해서 오후 2시쯤 되더라도 해놓은 일이 많으니까 퇴근해도 뭐랄 사람이 없단 거?
아침 6시라도 길은 제법 막히기 시작하고 그나마도 살짝 늑장을 피우면 엄청난 체증을 시달리며 출근해야 되고 집에 일찍 왔다고 해서 특별히 할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어떤 날은 대낮에 퇴근해서 왔지만 할 게 없어서 멀뚱 멀뚱 저녁 먹을 때가 되길 기다리거나 안봐도 되는 장을 보러간다거나 하게 되는 거다.
한 땐 공사다망하여 정신없던 내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이 적응이 되질 않을 지경이랄까. 그냥 귀중한 삶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틀어놓고 하수도로 흘려보내고 있는 느낌이 들때도 있다. 아니 늘 그런 생각이 든다.
도무지 나는 그 전까지 어떻게 살아왔던 것이기에 고작 생활 시간대를 앞쪽으로 끌어올렸다고 이렇게 되나 싶어지는데, 이것은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 의미를 두는가에 결정된다고 봐야 맞을 것 같다.
자신에게 무의미한 회의에 맨날 끌려들어가는 것을 의미있다고 여기는 이는 한동안 그 회의가 사라지면 나처럼 인생의 귀한 시간을 흘려보내는 듯한 느낌을 받지 싶다.
자식을 챙기는 것이 삶의 중요한 의미였던 이들은 30대, 40대가 되어버린 자식들을 관성으로 챙기느라 자신의 귀한 인생을 허비하는 것을 ‘허비’라고 생각하지 않듯 말이다.
사람에게 그놈의 ‘의미 찾기’는 참으로 중요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