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로부터 온 기타: 두번째

지난 번 Yngwie signature model 이후에 또 한 대의 strat을 더 샀다. 그냥 strat을 쓰기 위함인건데 Squier를 사더라도 최소 $300 은 주어야 하기 때문에 알라익스프레스에 의지한 것이다.

내가 써 본 스트랫은 수퍼스트랫을 빼면 여태 3대 밖에 안된다. 2014년에 구입했다가 작년에 처분한 Squier Classic Vibe 60와 최근에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것 두 대가 전부다. 난 원래 빈티지한 스트랫을 트웽이한 소리가 난다는 이유로 ‘매우 구린 소리가 나는 기타’라고 싫어했었기에 어디가서 스트랫을 잡는 것도 싫어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트웽이한 소리가 나서, 옛날 형님들이 내던 톤 그대로 낼 수 있어서 좋아한다.

예전에는 마찬가지 이유로 그런 트웽이 한 소리를 내는 올드한 기타리스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그 분들의 곡을 연습할 때에도 일부러 수퍼스트랫으로 했다. 당연히 주법을 따라 치는 것이 목적이었지 전체적인 뉘앙스를 다 배우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고 봐야 맞을 것 같다.

트웽이 하다는 것은 기타를 치면 진짜 트웽이 하다는 말의 실감이 난다. 뭔가 음이 통째로 울리는 느낌보다는 중간음역 어딘가에 resonant한 소리가 나기 때문인데, 그 자체가 빈티지 하다는 것이고 일반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면 뭔가 설계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지만 그 자체가 그 악기의 강한 개성이 되니까 여태도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사랑 받는 것이지 한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팔리는 기타들의 대다수가 스트랫과 레스폴이다. 아마도 그 기타들의 수요가 가장 많다보니 그런 것이 아닐까한다. 수퍼스트랫이라든가 헤드리스는 그렇게 많지 않고, 만일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런 기타들은 완성도가 매우 높아야 쓸 만한 수준이 된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다들 알고 있기 때문에 주문을 꺼리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물론, 고정 브릿지 혹은 빈티지 트레몰로 브릿지라고 해서 완성도라든가 정밀도가 요구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플로이드 로즈 브릿지가 달려있는데 만듬새가 허술한 경우에는 그냥 기타를 버려야 한다. 기타를 잡으면 연주하는 시간 보다 튜닝하는 시간이 더 많으니까 말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에 구입한 스트랫도 일반 빈티지 스트랫인데 KOA top이 올라가있고 부품들의 수준이 지난번 것보다 조금 더 나아보이지 않을까 해서 구입한 것인데 대충 소감은 다음과 같다.

빈티지 스트랫과 친하게 지내다보니 오랜 세월동안 가까이했던 수퍼스트랫이 장작처럼 느껴졌다. 빈티지 기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울림’ ‘울림’ 이게 중요하다고 할 때마다 (과학적 근거도 없는) ‘또 늙은 소리하네’ 했던 것 같은데, 정말로 신기하게도 빈티지 스트랫을 끌어안고 기타를 치다가 수퍼스트렛을 잡으면 뭐랄까 감정이나 울림이 매마른 듯한 느낌을 받는다. 너무 건조하단 느낌도 들고 말이다. 사실 그것은 수퍼스트랫만 써올 땐 못 느끼던 것이었으니까 더 신기할 뿐이다.

요새 중국 OEM이 많아지고 품질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200불 아래의 기타라고 해서 허접하다거나 장난감/초보자용 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할 듯 하다. 50년대에 등장한 스트랫이 당시에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 완성도란 것은 지금보다 훨씬 못했을 거라고 본다. 기타의 완성도라는 게 내가 봤을 땐 튜닝 안정성에 있다고 본다. 그 때 사람들은 그렇게 불안정한 악기를 가지고 좋은 음악을 만들어냈는데 왜 지금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것보다 기타에게 요구하는 게 더 많은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80년대 음악들 듣다보면 기타 튜닝이 나간 채로 연주한 것도 있고, 전체적으로 대략 2-30cent 정도 전체적으로 튜닝이 올라가있는 것들도 있다. 그래도 좋은 음악이라 오랫동안 사랑 받았던 것들이다. 열악한 녹음환경, 악기, 악기 관리 기술 등등등 모든 것들이 지금과 비교하면 현격히 안좋았을텐데도 그런 좋은 연주와 녹음을 남겼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시금 고마운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으로 매일 매일 위안 받으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