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루제논에게 꽃다발을

꽃미남 야마시타 토모히사가 정신지체장애 연기를 한 드라마라고나 할까. 연기 논란을 종식시키려는 시도였을까 잘 모르겠으나 연기도 보는 사람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니 내가 할 말은 없다. 꽃미남이 이거 너무 애쓴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몰입이 방해되었을 뿐.

드라마는 나름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는 것이 음악이라든가 연기가 펼쳐지는 배경이 어설프지 않다는 것에서 알 수 있는데, 마지막화까지 재밌게 봤다. 역시나 일본 드라마답게 지나친 탐욕을 지닌 등장 인물도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정신발달지체 상태에 있을 때의 모습이 내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더 동일시 되고 그의 아픔에 동화되고 하는 것 아닐까 하는데, 주인공이 너무 꽃 미남이라 사실 극의 몰입이 방해되는 구석이 만만치 않다. 런치의 여왕으로 나올 땐 삐쩍 마른 멸치 타입이었는데 나름 몸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어선지, 최근의 코드 블루에서는 흉근이 이 드라마를 찍었을 때보다도 더 발달되었음을 느끼게 된다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인간본성에 가깝게 기꺼이 내것을 타인을 위해 내어주는 그런 이들만 기억에 오래 남고 또 보고 싶고 생각나게 된다. 어떻게 해서든 자기 실속을 차리려하고 나를 통해서 작게 나마 이득을 보려했던 이들은 더 이상 쓸모없어진 나에게 연락을 해오지도 또 나 역시도 연락하고 싶은 생각조차 생기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착하게만 살아온 것이 내내 억울할 뿐이다. 이렇게 보지 않게 되거나 저렇게 보기 않게 되거나 마찬가지인 것을 나는 왜 그들을 이용해서 내 이득을 챙기려하지 못했을까, 어차피 세상은 혼자인 것인데. 왜 그들이 날 이용하는 것을 당연시하게 될 때까지 그냥 속아주고 이용당해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아닌가?

어쨌든 그런 인간의 순수함이 누군가의 마음의 씨앗이 되어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나 또한 다른 이의 마음의 또 하나의 씨앗이 되고자 하는 그런 순수한 사람들 다 어디있나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