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불만 들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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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달 전부터 지인의 푸념을 듣고 있다. 인생 푸념을 들어줄 사람이 당장에 나 밖에 없다 생각해서 그렇게 하고 있다. 같은 말을 수십번에 걸쳐서 한다. 똑같은 의미의 말을 계속 반복한다. 그 모든 것이 남의 탓이라고 얘기한다. 제 3자의 눈으로는 그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데 그것을 남의 탓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에 동의할 수 없지만 그냥 듣고 있다.
얘기를 털어놓는 과정에 스스로가 이 모든 일의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조금씩 인지하게 되지만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너무 괴로워할 것 같아 별 것이 아니라고 얘기해주지만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은 스스로 야기한 일이고 그 결과이다. 누구를 원망할 수 없고 그다지 비관적이지도 부정적일 필요도 없는 일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결과를 살펴보면 더러는 긍정적인 것들이 많음에도 스스로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아직 많은 가능성이 있음에도 비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한다.
제 3자인 나는 현실을 좋은 방향으로 포장하려고 하지 않고 현재의 사실로부터 긍정적인 부분을 놓치지 말라고 알려준다. 아마도 그사람과 내가 동시에 크나큰 자연재해의 피해자가 되었다고 하면 난 이렇게 얘기 못할 것이다. 아니 그 사람이 심각한 자연재해를 맞고 있다고 해도 긍정적인 부분을 말해줄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할 것이다.
내게 좋지 않은 일로 제 3자에게 내 상황을 털어놓을 일이 있다면, 내 이야기를 듣고 상대방이 나에게 해주는 말을 잘 듣자. 내가 내 문제에 너무 몰입하면 내가 쉽게 놓치는 문제의 해결포인트를 지적해줄 수 있다. 못하더라도 더 비관적인 상황에 빠지지 않게 도와주는 말도 가끔씩 던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안좋은 상황에서 아무런 희망도 없다면 똥고집을 부리는 인간에게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털어놓은 곳 조차 없어질 거다. 그냥 예의상 해주는 말이 듣고 싶다면 뭐하러 털어놓는 것인가? 다 같이 힘다면 힘들게 살아가는 인생인데 일부러 예의상으로 해줄 말도 없다. 그렇게 말하면서까지 잘 보여야 할 인간도 없고 그렇게해서 잘 보여진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힘들고 괴롭더라도 이만큼만은 정신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