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태블릿 알아보기

종이로 된 책은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여러 가지로 짐이 되는지라 태블릿으로 책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7인치짜리 nexus 7을 누군가가 맘에 들어하기에 주어버린 이후로는 5.7인치짜리 폰으로 책을 보는 일이 많았다. 사실 디지털 기기가 집 안에 여러 가지가 굴러다니는 것이 솔직히 그렇게 마땅치가 않아서 들여놓을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가 맞다. 누워서 혹은 뒹굴면서 그런 것들을 쳐다보다가 충전한다고 어딘가에 끼워두고 하는 것도 보기 좋지 않을 뿐더러 티비 아니면 폰 아니면 PC에 매달려 살고 있는 인생이 무슨 중독자 스럽기도 하단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사람과 사람의 소통에서 얻어듣는 정보의 신뢰성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많이 팽배해서 인-대-인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인-대-인터넷의 커뮤니케이션에 더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또 유튜브가 비약적으로 커지게 되면서 예전 같으면 책이라든가 글, 혹은 인-대-인 커뮤니케이션 또는 고수와의 만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동영상의 형태로 얻게 되면서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그 때문에 티비도 사실 공중파를 수신하는 티비가 아닌 안드로이드 티비를 구입하기에 이르렀고, 티비에서 주로 구동하는 앱은 유튜브 앱과 KODI가 전부다. 나머지 유료방송, 유료컨텐츠 앱, 게임 앱 이런 것들은 메뉴가 썰렁하기에 가져다 놓았을 뿐, 전혀 쓰지 않는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책을 보려니 5.7인치 스크린도 좀 아쉬운 느낌이 있어서 다시 태블릿을 사들일까 하고 이런 저런 채널을 검색해보니 선택권이 그다지 넓지 못하다. ‘삼성이 최고지’ 하는 생각으로 찌르면 당연히 갤럭시 패드를 사는 게 맞을테고 ‘난 곧 죽어도 애플이다’ 싶으면 무조건 아이패드로 가야하는 것이고. 아이패드도 $ 생각을 하면 아이패드 미니를 사야겠구나 할 것이고. 말이 아이패드 미니지 $399에 이런 저런 세금을 내면 걸출한 PC 한대를 장만하는 가격이니까 만만치 않다.

내 입장에선 태블릿을 하루 종일 끌어안고 살 일이 아니고 책이나 좀 보고 구글 앱(솔직히 구글 앱으로 다 된다)이나 쓰면 그만이니까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봤는데, 갤럭시를 제끼고 나면 남는 것은 별로 없다. 아주 싸구려 중국 태블릿이 있는데 이것들은 정말로 스펙이 너무 안좋고 구형 OS라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지경이고, 갤럭시 탭 같은 경우는 사용자 층이 넓어서 3rd party rom도 제법있는지라 할만한데 가격이 높은 게 흠인데, 여기서 찾을 수 있는 대안은 Amazon Fire HD가 되겠다.

7인치의 경우는 $100 안쪽이고 10인치는 $200불 아래의 나름 착한 가격이다. 안드로이드 기반인데 google play store가 없어서 대개 구입후에 적당히 깔아서 사용하니까 그냥 안드로이드 탭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아쉬운 점은 3rd party ROM이 없다는 것인데, 어차피 가용 범위를 쓸데 없이 키우는 것이 아니고 구글 앱 (메일/유튜브/구글북스/지도/구글킵/…) + KODI로 쓰는 데에 이 정도면 더 바랄 나위 없는 것이라 더 이상의 좋은 선택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안드로이드고 적당히 봐줄만한 디스플레이면 되는 것이고 그게 꼭 삼성이 되어야 할 이유도 없고 넥서스가 되어야 할 이유도 없다. 스타일러스 팬이 필요하다면 적당히 만들어 쓰면 되는 것이고. 난 길에다 돈을 흘리고 다녀도 상관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이런 생활이 좋다. 너무 벌어서 주체를 못하니, 아니 남들보다 있어보여야 하겠기에 무의미한 곳에 쏟아붓는 것 보단, 당장에 생활이, 끼니가 문제가 되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나눠주면 그 가치는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한다. 왜 내가 힘들게 벌어들인 것을 왜 남에게 그냥 주냐고 따진다면 할 말 없다. ‘그렇게 사십시오’라고 할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