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xpress Gu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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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팔리고 있는 기타를 한번 잡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왜? 재미로.
고가 기타를 써볼만큼 다 써보고 중저가대도 써볼만큼 써보고 결국에 안착하게 된 것은 역시 중간가격대의 기타인데, 가장 큰 이유는 고가의 기타라고 해서 특별히 고가의 기타라는 장점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마감과 완성도는 단연코 고가의 기타를 따라갈 수 있는 게 없다. 거의 모든 면이 다 훌륭한데 단 한가지 기타의 셩향과 연주감이 나에게 잘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고가라도 또 완성도가 높아도 큰 도움이 되질 않는다.
사운드가 더 좋지 않느냐? 이것도 확실히 잘 구분이 안된다. 기타의 스타일이 사실상 그 기타의 톤의 특성 대부분을 결정하고 나머지 요소를 픽업이나 그외 부품들이 결정한다고 보는데, 요샌 같은 모델/같은 디자인이라고 하더라도 10년 20년전 기타의 소리와는 뭔가 모르게 많이 다른 느낌을 준다. 세세한 부품 여기저기 변화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은데, 플로이드로즈 브릿지의 기타라면 브릿지의 변화가 제법 있지 않았나 싶다.
어쨌든 이렇게 되고보니 특정 모델의 기타를 꼭 가져봐야겠다 쳐봐야겠다 하는 생각은 없어지고 예전에 가져보지 못했던 특이한 기타들을 싼 값에 만들고 있는 것들을 재미삼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어차피 그 비싼 시그니쳐 기타들을 가졌다고 해서 그 가격만큼 만족스럽지 못하고, 그 색깔이 너무 강해서 밖에 들고 나가기가 부담스러워진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기타들이 많다. 비싼 시그니쳐 혹은 비싼 모델의 짝퉁이 많은데, 그냥 짝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정 수준 이상의 성능까지 가지고 있지만 가격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대충 보면 깁슨 레스폴이 가장 많이 팔리는 것 같다. 그래서 Chibson이란 별칭이 있는 것 같다. Chinder라는 별칭도 있지만 이것 좀 생소하게 들리고.
부품이나 완성도를 따지긴 곤란하고 기타 자체가 가지고 있어야 할 다양한 외양적인 요소는 잘 갖추고 있고 장식품으로서의 가치는 기타를 잘 모르는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는 100% 충분히 해낸다고 봐야할 것 같다. 기타를 오래 쳐오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동일한 모델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집을 잡긴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눈여겨 볼 기타들이 있는데,
- 펜더 잉베이 스캘롭드 스트랫
- 펜더 텔레케스터
- 깁슨 Buckethead signature
등등 되겠다. Ibanez의 Jem도 괜찮아보이지만, 아이바네즈는 흉내내기 뭐한게 브릿지가 독창적이고 전체적인 디자인도 사실 날렵해서 CNC 데이터를 잘 가져다가 만들지 못했는지 어색한 곳이 다른 기타모델들 보다 많은 것 같다. 이것까지 잘 흉내내어 만들었다면 좋겠지만 거기까지 바라기엔 많이 무리가 있다고 본다.
아마도 유튜브에서 올라온 것들 중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그러니까 외양으로도 훌륭하고 실제 사용하기에도 가성비가 킹왕짱인 것은 잉베이 스트렛이 아닐까 한다. 스캘롭드 지판의 기타는 솔직히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하기에 무리가 있다. 매일 같이 이 기타면 친다면 모를까 대개 일반 용도로 활용하긴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잉베이 시그니쳐와 상당히 유사하면서도 약간 어설프지만 펜더 로고에 스캘롭드 지판에다 쓸만한 픽업이 박힌 이 모델이 200불 하지 않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것이다.
텔레케스터는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내는 스콰이어 클래식 바이브에 밀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탑이 올라가 있는 모델의 경우는 스콰이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니까 단순한 마감의 스카치 블론드 보단 탑이 올라간 모델이라거나 Thin telecaster같은 경우는 도전해볼 만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Buckethead signature 모델이 있는데, 이것은 일반 레스폴과 달리 스케일이 27인치라 알리익스프레스의 업자와 별도로 얘길 해야 온전한 모델이 배달되어지지 싶다. 쇼핑몰에 걸려있는 것들은 일반 레스폴의 스케일 (24.75in)로 만들어진 것이다. 지판도 꼭 비싼 black ebony가 아니라도 짙고 어두운 색의 것이 더 어울린다고 본다.
중국 생산 기타들이 기타시장을 완전히 교란해버린 것 같다. OEM으로 나오든 짝퉁으로 나오든 자체 메이커로 나오든. Jackson에서 OEM해서 나오는 JS 시리즈도 매우 훌륭하다. Dinky/V/.. 랜디로즈 V라든가 King V같은 것들은 디자인은 훌륭한데 사실 너무 뾰족해서 오래 두고 쓰긴 뭐하다 싶었지만, 지금은 충분히 저렴한 가격과 좋은 성능으로 만나볼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펜더의 중국 OEM이나 뮤직맨의 중국 OEM도 모두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