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굶으면 얼마나 빠질까?

가끔 이것이 궁금할 때가 있어서 간단히 계산해보려 한다.

하루 기초 대사량이 A라고 하고 섭취 칼로리를 B라고 하면 하루의 몸무게 변동치는 아래와 같아야 한다.

(B-A)/7

지방을 많이 섭취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대략 1g에 7 kcal 정도로 놓고 본 것이다.

따라서 하루에 기초대사량 대비 700 kcal를 덜 먹었다면 대략 100g 정도가 빠져야 되는 거다. 일반적인 성인의 기초 대사량을 약간 낮춰잡아서 1500 정도 된다고 하면 하루 100g씩 뺀다고 치면 800 kcal를 먹어야 되는 것인데, 아무리 작게 먹어도 이 이상은 먹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 100g씩 빠지느냐 하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로 안 먹게 되면 몸에 비상 신호가 올테니 대사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해서 기초대사량이 아마도 더 줄어들테고, 800 kcal 밖에 안 먹었다 하더라도 몸에서 일부러 효율이 좋은 지방만 태웠다고 하면 100g도 안 줄어든 셈이 된다.

같은 가정으로 놓고 계속 계산해보면 800 kcal로 미친 듯 먹었다 치자. 한달을 갔다고 하면 30 x 100g이니까 3 kg 감량한 것이 된다. 800 kcal면 엄청나게 적게 먹은 것이고 30일이면 불쌍하게 산 기간 치고는 꽤 긴편인데도 불구하고 고작 3 kg다.

한달에 6kg-7kg 뺐다는 얘긴 하루에 1-200 kcal 정도 먹었단 이야기인데, 이건 다이어트가 아니라 그냥 굶기다. 아니면 몸에 수분이 가장 작을 때 체중을 재서 실재로 3-4kg 정도 감량 + 1-2kg 수분 부족 상태를 의미하는 수도 있겠다.

반대로 한달에 3kg가 찌려먼, 하루에 100g 씩 남긴다 치고, 순수한 지방으로 찌운다고 하면 900 kcal 정도 더 먹으면 된다. 900 kcal는 실제로 얼마 안되는 양의 음식으로 채워진다. 짜왕같은 거 한번 해먹으면 된다. 배부르게 파스타 해먹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900 kcal쯤 된다.

간식으로 여러 번 나눠먹으면 전혀 어려운 게 아니다. 한달에 지방으로 3kg 찌우는 것 정말 별 것 아니다.

이게 근육으로 3kg씩 붙으면 좋을텐데 그렇지 못한 것은 몸에서 근육을 키울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근육따위의 살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붙어있어야 한다. 또 에너지는 무게당 효율이 가장 좋은 지방으로 붙어있게 만든다. 근육이 많이 붙어있다는 것은 매일 매일의 삶이 그 정도의 근육이 없이는 불가능하게끔 삶을 엄청나게 힘겹게 만들었단 것이거나 아니면 몸이 근육을 최소한으로 만드려고 하는 정상적인 과정을 일부러 방해했거나 교란했기 때문이다.

도무지 우리의 몸이란 것은 왜 힘들게 만들지 않으면 퇴화되기만 하는 것인지 스스로 죽음과 가까와지려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혈액속의 과다한 지방은 혈관벽에 들러붙어 몸 전체를 녹슬게 만든다. 그 얘긴 활동량이 작고 많이 먹는 이들은 오래 살아있어봐야 쓸데 없다고 판단한 몸이 스스로의 수명을 줄이려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현대 의학으로는 사실상 사람으로써는 복구 불가한 지경에 있는 사람들도 연명할 수 있게 하니까 죽음으로 가는 길은 점점 더 괴로워지기만 한다. 물리적으로 수명이 다한 상태라도 그냥 죽어버리지 않고 꼬리를 길게 할 수 있다. 이 또한 얼마나 비참한 것일까 생각해 본다. 그런 와중에서도 의식에서는 끊임없이 살고자 하는 욕구가 솟아나올까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죽게 되었으면 하는 욕구가 불타오를까? 생각외로 전자의 경우가 대부분이지 한다.

이미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몸의 수명은 다 끝난 상태임에도 살고자 하는 간절한 욕구를 갖게 되는 이유는 뭘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