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진행 중

감량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참기 힘든 것이 허기짐이 몰려오는 것인데, 초반 1-2주를 지나면 이게 어느 정도 적응이 되는 것인지 허기짐이 많이 줄어든다. 먹을 것이 생각나지 않을 때 먹지 않게 되면 그 자체가 감량으로 이어진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에 크게 동요하지도 않고 맞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지만, 탄수화물 섭취를 낮추면 확실히 허기짐이라든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줄어드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또 다이어트 초반 몇 주간 어딘가에 몰두해있으면 먹을 것을 찾는 생각을 덜 하게 된다.

물론 이 다이어트의 특징으로 주장되는 것은 지방을 태우는 다이어트라고 하는 것인데 어차피 칼로리 부족상태에 놓이게 되면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은 다 이용하려들 것이라 특별히 지방만 열심히 태우게 된다는 것은 좀 납득하기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식욕을 덜 일으키게 되는 것은 고마운 일이고 많이 먹고도(?) 살을 뺄 수 있다 착각하는 사람에겐 여전히 머나먼 길이라고 본다.

삶이 느슨해졌다든가 집중할 것을 찾지 못하면 남는 에너지는 먹는 것으로 향하게 되니까 알게 모르게 먹는 회수가 늘어나게 되고 그게 비만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단순히 대사량이나 호르몬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내 삶에 있어서도 몸무게가 늘게 되던 시점을 보면 단순히 호르몬/대사량의 문제라고 보단 생활 습관의 변화가 크게 일어나던 때였다. 이를테면 걸어서 이동하는 구간이 크게 줄어드는 곳으로 이사가고 난 뒤에 살이 찌게 되었다든가 식단이 갑자기 바뀌었다든가 하는 경우에 크게 살이 쪘다. 또 한 그릇 먹던 사람이 식욕이 왕성해졌다든가 혹은 타인의 권유에 의해서 아무 생각없이 두 그릇, 세 그릇 양을 늘려갔다면 이것은 정말 피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떠올려보면 사람은 그만큼 실수도 많고 잊는 것도 많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생활습관도 많아서, ‘먹는 것도 없는데 살이찐다’ 혹은 ‘물만 먹어도 살이찐다’는 둥 하는 것이다. 매일 입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과 그것의 양을 하나도 빠짐없이 두 어달 기록하다 보면 왜 찌는지, 왜 빠지는지 너무 명확하게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들을 누락시켰다면 ‘물만 먹어도 찐다’ ‘적게 먹는데도 찐다’라는 소릴 할 것이다. 자신이 한 말이 있으니 그것 논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누락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라고 해야맞을 것 같다.

다시 말해, 받아들이기 싫은 사실은 외면하려고 하고 (근거없이 생겨난) 자기의 생각대로 (의식/무의식적으로) 사실을 왜곡시키고 그렇게 받아들이고 위안 삼아 살아가려는 태도, 즉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 말이다.

살이 쪄가는 자신은 싫지만 그것을 관리 못 한다는 스스로는 더더욱 싫으니 그것을 어떻게든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 이것은 오직 살빼는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 생활 모든 것에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