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Sonat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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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작임에도 웬지 1990년대를 연상시키는 화면이었다고나할까 아마도 의도한 것이라 보여지지 싶다.
이 영화는 ‘인간합격(1998)’을 감독한 구로사와 키요시 감독의 작품이라는데, 인간합격과 비슷한 맥락을 타고 있지 않나 해서 보게 된 영화다. 인간합격과는 달리 영화는 해피앤딩이다.
영화의 시작은 40대 중반의 가장이 실직을 맞게 되면서 한 가정이 겪게되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 극의 진행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할 것처럼 진행되지만 정작 이 드라마에 끝에 와서는 등장인물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제자리를 찾고 영화는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는다. 마치 ‘인간합격’에서 주인공이 갑자기 냉장고에 깔려죽듯 등장인물들은 파경으로 치닫다가 한차례 소동 후 갑자기 제 정신을 차리고 영화는 해피앤딩이 되는 것이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인간합격’만큼이나 불친절하긴 한데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친절해졌다. 등장 인물이라든가 가정 돌아가는 분위기를 나름 캐치할 시간적 여유를 어느 정도 준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의 감정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끼긴 쉽지 않다. 행동이라든가 아무 말 않고 있는 모습, 표정으로 읽어나갈 뿐이다. 다른 일본 영화들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직접적으로 말과 행동/표정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드러내려고 하기 보단 말 없이 있거나 말을 별로 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 있는 경우가 더 많아서 그것으로 감정을 읽어내야 하는 부분이 좀 있는 듯 하다.
그 얘긴 이 분들이 워낙에 타인들의 감정과 분위기 캐치에 민감하셔서 영화에서 이렇게만 표현해도 다들 잘 받아들이나보다 하는 생각도 아울러 해보게 된다. 아니면 내가 감정표현을 뚜렷하게 하는 세상에서만 살아왔나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은데)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