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어떤 사람들은 남녀를 구분하여 획일적인 원리 내지는 규칙을 정해놓은 듯 하다. 그 사람들의 모든 심리 이해는 그 원리에 기반한다.

대충 설명하면 이렇다.

남녀의 심리는 결혼 전과 결혼 후로 나누어진다. 이혼을 하거나 사별을 하거나 해서 혼자가 되면 결혼 전의 심리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사람은 심리 상태라는 것은 남녀 또 결혼 유무로 해서 4분할이 되는 것이다.

기본 전제는 모든 사람은 자아실현을 목표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 자아실현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심리장애를 야기한다고 본다.

1) 남자, 결혼 전

남자는 기본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있다. 남자가 열정을 잃어버리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의 남자가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재미와 즐거움이다. 이것이 사라지거나 추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심리 문제가 발생한다.

2) 여자, 결혼 전

여자는 사랑을 추구한다. 이 때의 여자는 사랑 받는 것을 추구한다. 이 사랑이라는 것은 누군가로 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관심받고 있다는 느낌을 의미한다. 부모로부터든 아니면 이성으로부터든 이런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야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3) 남자 결혼 후

남자가 결혼을 하게 되면 결혼 전에 가지고 있는 열정은 재미에서 삶의 가치 (부/명예/지위/..)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한다. 역시 목표는 사람이 아닌 다른 대상들이다.

4) 여자 결혼 후

여자는 결혼 후에 삶의 의미를 추구하게 된다. 이 삶의 의미는 과거적인 성향을 띠고 있고 배우자와 자식에게 사랑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남, 녀는 각각 삶의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서로를 신뢰하게 되는 가운데 살아가게 된다.

이 기준으로 내 주위 사람들과 내 자신의 심리를 관찰해 본 결과, 이게 어느 구석은 잘 들어맞는가 하면 어떤 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혼의 남자도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재미와 즐거움에 몰입하기 보다는 그런 것들을 억압하는 대신 경제적/사회적인 가치 (돈/지위/명예)를 추구한다.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 둘 다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하여, 또 선택되어지기 위하여, 또는 내가 이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 가치들을 손에 넣으면 우선권을 갖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위에서 4가지로 나눈 기준으로 보면, 비록 미혼이지만 마치 기혼자들이 추구하려는 가치를 추구하기도 하고 더러는 의미를 추구하기도 한다. 남녀의 구분이 좀 모호한 경우도 많다.

또 기혼자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삶의 재미와 즐거움을 버리고 삶의 가치만을 추구하게 되진 않는다. 마찬가지로 여성 또한 기혼자라고 하더라도 자아실현에 목표를 두고 시작부터 삶의 가치적인 부분을 모조리 포기하고 의미를 찾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사람도 많다. 자녀를 낳고 양육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 분의 논리에 따르면 위에 4가지로 정리한 성질을 가지고 살다가 그것이 어떠한 이유로 변화를 겪게 되면, 이를테면 기혼의 남성이 삶의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게 된다거나, 기혼의 여성이 추구하는 삶의 의미를 추구하게 되면 심리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어 그것이 두 사람의 파국을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역시나 심리의 분석이라든가 이해는 그것을 행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경험과 기억에 근거하고 있어서 모든 경우에 들어맞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사람의 삶에서 삶 가치적인 부분, 의미적인 부분, 또 재미와 사랑 모든 것을 다 원하게 된다. 욕심이 많다기 보단 어느 하나에 치우쳐서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상태에 깊숙히 몰입이 되면 상대적으로 다른 것에 대한 몰두가 덜해지는 측면은 있다. 그러나 항상 그럴 수만은 없다.

이를테면 조기 승진을 목표로 열심히 일하는 기혼남이 승진 후에도 내내 같은 패이스로 일을 할 수는 없다. 또 미혼 남이라고 해서 재미를 추구하기 위하여 사회적인 경쟁에서 뒷쳐지는 것을 좌시할리 없다. 또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능력에 따른 동등한 대우를 기대하는 여성들이 삶의 의미를 추구하기 위하여 삶의 가치적인 부분을 게을리 할 수도 없다. 미혼 여성이라고 하면 오히려 기혼 또 육아를 하는 여성보다 더 많은 능력이 기대되므로 삶의 가치적인 측면을 놓치려 들지 않는다. 이것은 미혼 여성이 추구하는 사랑을 얻지 못해 빠져드는 (일)중독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 본인은 일 중독에 빠져들려 하더라도 그만큼 많은 일이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그만한 가치가 없는 것에 자신을 다 내놓는 사람도 드물어지기 때문이다. 기혼 여성의 경우는 오히려 의미적인 부분(이를테면 육아)으로 부터 덜 방해받기 위하여 다양한 요소들을 응용한다.

위에 나온 4가지 분류, 그것을 기반으로 한 심리/마음 이해/치료의 원리를 들여다보면, 복잡한 사람의 심리가 단순한 몇 가지 분류로 나눠지고 그 틀에 맞춰서 설명이 되어지는 사람 심리들이 있으니 크게 솔깃하게 되긴 하지만, 막상 내 자신과 주변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같은 틀에 끼워넣고 보면 설명하기 어렵거나 틀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좀 미안한 얘기지만 심리의 장애를 일으키는 경로로 빠지게 되는 모든 경우들은 상당히 비참한 것으로 얘기하는 경향이 짙다. 즉, 뱀 주사위 놀이 - 인생 게임 - 를 하다가 운없게도 한방에 인생 말아먹거나 어려운 수로 빠져드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어찌되었든 이분이 제시하는 성공적인 인생 경로라는 것은 적당한 나이에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이들이 별탈 없이 자녀를 양육하며 삶의 굴곡을 맞이하면서도 그 문제들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서로 치유해주며 백년해로 하는 단 하나의 길 뿐이다.

그 전통의 행복가도를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그 경로를 타고 살아가려고 애초에는 다들 마음먹었을 것이다. 살아가다보니 그 길을 따라서 갈 수 없었고 노력했지만 그대로 갈 수 없었기에 다들 저마다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아니겠나? 어느 상황에 처해있든 그 스스로가 진심 행복하다고 느껴야 행복이고 제 3자들이 봤을 때 행복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도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매일 같이 죽음보다 못한 삶이라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 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보편적이라는 행복의 기준을 따라서 생각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분이 제시하는 행복한 모습은 사람이 아닌 인간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존재)의 모습을 기반으로 한다. 즉, 결혼한 상태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사회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나름 적지 않는 세월을 살아가고 있지만 사회적인 관계라는 것은 결혼의 유무를 떠나서 지극히 이해타산적일 수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니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또 이러한 사회관계에 신물이 나서 전혀 난 행복하지 않았는데, 좋지 않았는데, 행복해지려면 ‘인간’이어야 되니 괴로운 사회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쉽지 않다.

물론 경고하는 바 대로 완전히 고립된 삶은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하다. 그러나 극단적인 고립 상태를 빼고는 사람은 기혼이든 미혼이든, 혹은 이혼/사별 후에 혼자가 된 사람이든 스스로 인간관계를 멀리하려한다 해도 완전히 끊어낼 수는 없다. 소위 ‘나홀로족’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사회생활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회생활이 온전히 ‘돈’때문에 존재하긴 하더라도 나름의 안전망의 노릇을 하기도 한다. 오히려 그 이상인 경우도 많다. 반대로 안전망으로 알고 있던 배우자, 자녀가 그 구실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중복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나가고 있는데, 심리/마음의 모습에 있어서 개인차가 크게 존재한다. 남녀뿐 아니라 인종/문화적인 차이도 매우 크다. 하루 내내 이분의 강의를 유튜브를 통해 보면서 잠시 홀려있었다가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갑자기 깨어났다. 이 분 말대로 나도 ‘인간’의 모습으로 끝없이 ‘자아실현’을 하며 행복감을 끊임없이 갖고 살아가고 싶다. 그게 정말 잘 들어맞고 가능한 이야기라면 말이다.